몇년 만이냐.
아들이 한국에 가는게.
유일하게 가족중 한국에 다녀온지 한 칠팔년 됐나보다.
유럽여행이랑 겹쳐서리 .....
친할머니께는 놀래드린다고 말하지 말래서 아직 말 하지 않은 상태.
한국말은 당근 잘하지만 넘 오래 가지 않아서 간첩같은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나도 제작년에 들어갔을때 모은것에 둔한 나를 보고 간첩아니냐는 모함을 받은적이 있었다.
그리 엉성한 간첩은 없으리라. ㅎㅎㅎㅎㅎㅎ
암튼 아들은 출발했고.
가기전 스무살이 된 아들한테 무쟈게 많은 당부의 말을 늘어놓은 나 였다.
할머니 할부지 보면 절부터 해라.
니가 알바해서 번돈으로 작은 선물들, 하다못해 양말 한짝씩이라도 해라.
절대로 영어로 누나와 말하지 마라.
꼭 한국에선 한국말로 해야한다.
출퇴근 시간은 피해서 다녀라.
버스카드를 꼭 탈때 내릴때 찍어야 한다.
지갑 조심해라.
여권은 더 조심해야 한다.
어디갈때 여권을 꼭 가지고 다녀라.
왜냐면 그게 아들의 신분증이니까.
가면 머리카락 좀 다듬으러 미장원에 가고 오기전에 꼭 들렸다 와라.
맛있는거 많이 먹고 푹 쉬다 와라.
외가댁과 친가 식구들 주소, 전화번호와 사촌들 이름들을 다 적어서 셀폰으로 찍어서 아들한테 날려주고 뱅기타고 가면서 다 외워라.
시카고에 도착하면 바로 티켓팅부터 해라.
뭐 먹어라.
에공
등등......
얼마나 지겨웠을까.
다 기억도 못할텐데.
어쩔수 없는 나 다.
알아서 잘 할텐데.
평소같지 않게 혼자서 멀리 가는 여행길이 불안해 주저리 주저리 늘어 놓은셈이다.
작은 놈이라 그런가보다.
꽤 독립적인 아이인데도 이번엔 괜히 내 맘이 그랬다.
ㅎㅎㅎㅎㅎㅎ
쬐께 민망하다.
다 큰 아들을.
그리고 그저 내가 말하면 짜증내지 않고 네네 해준 아들이 고맙다.
딸램이 다행히 한국에 있어 감사다.
아들과 함께 귀국할거니까.
암만해도 누나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