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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 이모저모

노파심

by 가을 가동 2014.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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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만이냐.

아들이 한국에 가는게.

유일하게 가족중 한국에 다녀온지 한 칠팔년 됐나보다.

유럽여행이랑 겹쳐서리 .....

친할머니께는 놀래드린다고 말하지 말래서 아직 말 하지 않은 상태.

한국말은 당근 잘하지만 넘 오래 가지 않아서 간첩같은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나도 제작년에 들어갔을때 모은것에 둔한 나를 보고 간첩아니냐는 모함을 받은적이 있었다.

그리 엉성한 간첩은 없으리라. ㅎㅎㅎㅎㅎㅎ

암튼 아들은 출발했고.

 

가기전 스무살이 된 아들한테 무쟈게 많은 당부의 말을 늘어놓은 나 였다.

할머니 할부지 보면 절부터 해라.

니가 알바해서 번돈으로 작은 선물들, 하다못해 양말 한짝씩이라도 해라.

절대로 영어로 누나와 말하지 마라.

꼭 한국에선 한국말로 해야한다.

출퇴근 시간은 피해서 다녀라.

버스카드를 꼭 탈때 내릴때 찍어야 한다.

지갑 조심해라.

여권은 더 조심해야 한다.

어디갈때 여권을 꼭 가지고 다녀라.

왜냐면 그게 아들의 신분증이니까.

가면 머리카락 좀 다듬으러 미장원에 가고 오기전에 꼭 들렸다 와라.

맛있는거 많이 먹고 푹 쉬다 와라.

외가댁과 친가 식구들 주소, 전화번호와 사촌들 이름들을 다 적어서 셀폰으로 찍어서 아들한테 날려주고 뱅기타고 가면서 다 외워라.

시카고에 도착하면 바로 티켓팅부터 해라.

뭐 먹어라.

에공

등등......

얼마나 지겨웠을까.

다 기억도 못할텐데.

어쩔수 없는 나 다.

알아서 잘 할텐데.

평소같지 않게 혼자서 멀리 가는 여행길이 불안해 주저리 주저리 늘어 놓은셈이다.

작은 놈이라 그런가보다.

꽤 독립적인 아이인데도 이번엔 괜히 내 맘이 그랬다.

ㅎㅎㅎㅎㅎㅎ

쬐께 민망하다.

다 큰 아들을.

그리고 그저 내가 말하면 짜증내지 않고 네네 해준 아들이 고맙다.

 

딸램이 다행히 한국에 있어 감사다.

아들과 함께 귀국할거니까.

암만해도 누나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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