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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 이모저모

어버이날

by 가을 가동 2013.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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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날이다.

14시간 차이라서 퇴근하고 전화하면 딱 맞을터다.

그냥 관두기로 했다.

맘은 굴뚝 같았지만 전화하면 또 분명 뭐 필요한거 없냐며 한국에 있는 사위편에 들려 보내려 하실거다 .

언제나 극구 사양을 해도 별수 없다.

그냥 감사하다고 받는게 더 기쁜일이 되는거다. 엄마에게나 나에게나.

그런데 지금 같은 상황(남편의 실직)이 되고보니 받는게 다 죄송하기만 한거다.

 

사실 통화하지 않아도 사위편에 바리바리 싸서 보내실것안데.

한국에 다녀올때마다 이민 가방이 늘어난다.

직접 따서 말린 감부터 시작해서 이건 손주인 아들놈이 좋아하다면서,

가지 짠지, 오이짠지, 이건 손녀인 딸이 좋아하단면서,

깻잎, 젓갈류, 이건 내가 좋아한다면서,

고추가루는 한국게 좋다면서, 색도 이쁘고 .

각종라면은 사위가 좋아한다면서 등등

 

평소에도 이것 저것 생각 날때마다 보내신다.

배보다 배꼽이 늘 더 크다.

그 부치는 값이면 이곳에서 충분히 사고도 남는것들인데 한사코 부치신다.

그게 엄마 맘이겠지.

늘 받기만 한다.

변변히 해드리는 것도 없으면서 여전히 자식이라고 받기만 하는 나다.

 

남자가 실직을 하고 나선  전화를 잘하게 안된다.

늘 걱정하는 소릴 하시는게 아닌데도 맘이 무거워서 잘 안하게 되는듯하다.

늘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은듯 유쾌하게 통화를 하는 나지만 내 웃음 뒤에 있는 어두움까지 알아차릴 엄마이기에 더 통화하기가 겁나는거다.

 

그래두 전화는 해야하는데.

조만간 하리라 맘먹는다.

그래도 살아계실때, 자주 얼굴대하고 웃을순 없지만 목소리라도, 그립고 반가운 목소리라도 자주 들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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