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에 이곳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이상하게 생각했던게 있다.
점심 즈음에 우연찮게 주차장에 가면 차안에 앉아서 점심을 먹는 애들이 여지저기서 보인다는 거다.
전에 딸램이 고딩때 그런 얘길 하는데 왜 그러는 걸까 싶었다.
근데 이해가 간다.
걔들이 친구가 없어서도 아니고 성격이 이상해서도 아니다.
나도 역시 그러고 있으니까.
근처 가까운 공원의 주차장에 가서 편안하게 혼자 만의 시간을 즐기는거다.
서로들 조금은 떨어져 주차해 놓고 그 안에서 뭐 먹기도 하고 의자를 눕히고 누워 있기도 하고, 책도 읽고.
암튼 혼자 만의 공간을 확보하는거다.
직장안에서의 여러 일들을 그 짧다면 짧은 한시간 점심시간에 다 내려 놓기를 하고 쉬는거다.
전부다 그러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니다.
늘 가면 와 있는 차들이 있다.
한번은 빨강색 차가 백미러 뒤로 보이는데 직장 동료가 타고 있지 않은가.
속으로 늘 여기 왔었나보구나 했다.
차안 공간이 아주 좁지만 이 만한 공간만 있어도 살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어느날 들었다.
사실 내 차 안엔 쿠션, 작은 담요, 물, 운동화, 커피, 책, 악보......
별게 다 있다.
나 만의 작은 공간을 확보하고 방해받고 싶지 않은거.
너무나 부대끼며 지내야 하는 우리들에겐 필요한게 아닌가 싶다.
너무나 시끄러움 속에 있는 우리에겐 조용한 시간이 필요한거다.
다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적어도 내겐 그렇다.
그런 차가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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