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족발을 하려고 잔뜩 사들고 들어왔다.
모두들 좋아하는건데 바쁘다는 핑계로 얼마만에 하는건지 모르겠다.
맘에 여유가 없어서일까.
어쩌면 토욜, 일욜은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맘이 더 커서인지도 모르겠다.
조촐한 상을 차려 언제부터 마시고 있었는지 거나하게 벌써 많이 들어간듯 보였다.
만두를 국에 삶아 놓고, 국수를 야끼소바를 데펴 놓았다.
딸래미는 학교 후 알바 한다고 없고, 아들녀석을 조종 클럽 연습으로 늦는단다.
"어서와서 먹어요, 배고프지요"
"이거 올려놓고 먹지뭐"
"그래요."
난 남편보다 두살 아래인데 난 반말아닌 반말을 하고 남편은 경어를 쓴다.
이거에 관한 야그는 나중에.
아마도 빨리와서 남자와 말이라도 하자는 거였으리라.
하루종일 혼자서 말할 상대가 없었으니까.
긴 이야기가 시작된다.
정말 심심하다,
하루종일 뭐하고 시간이 가는지 모르겠다,
순간순간은 잘 지나지 않는것 같은데 하루는 너무 짧게 느껴진다,
논문 쓰느라 정신이 없다....... 등등
마구마구 쏟아 놓는다.
거기에 더.
너무 미안하다. 또 그소리다.
그러면서 덧붙이는말.
"허니는 참 착해요. 나한테는 좀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참 착한 사람이예요" 한다
나도 내가 이 남자에게 잘 못하는거 안다.
참 어려운 일이다. 내게는.
그래도 세월이 오래 흘러 나도 많이 변했는데.
이 야그도 나중에.ㅋ
남자는 계속 말한다.
그 잘나가던 때에 자신의 교만함이 가져온 결과를.
남의 말을 듣지 않고 혼자서 꼿꼿하던 그 교만을.
그런게 옳았다고 생각했던 그때를.
자신의 이익만을 극히 쫒은 상사를 질타하던 자신을.
자신을 위해 철저히 남자를 이용만 한 상사를.
이젠 용서해야 할것 같다 말한다.
그래야 풀릴것 같다고.
너무 오랜 세월 그를 누르고 있던 거다.
하나님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올듯한 모습을 보이는 남자.
맘은 벌써 전에 돌아왔는지도 모를일이다.
어쨋든 용서하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언제나 걸리는 모양이다.
술을 마시는 이유 중의 하나가 여기 있다.
술을 마시면 깰때는 머리가 아파 싫지만 마실때는 알딸딸해지면서 맘이 누그러지고 많은게 좋게 생각이 된다는것.
술의 힘이라 할수 있을까.
술을 의지하는 자신을 잘 알고 있었다.
왜 마시는지도.
줄일려고 노력 중이라 한다.
정말 그는 똑똑하고 잘나가는 젊은이였다.
근데 하나님을 버리고 핍박하고 나서부터 그의 길이 세상사람들이 상상도 할수 없는 맘 고생의 길로 치달았다.
그러다가 남자는 자신의 모든것을 뺏기게 된 셈인거다.
불쌍한 남자.
그래도 소망은 언제나 있다.
그의 미래도, 나의 미래도, 울 애들의 미래도.
난 그리 믿는다.
남자는 말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나의 삶에 이모저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서 (0) | 2013.03.19 |
---|---|
강아지들 (0) | 2013.03.17 |
올게 왔네 (0) | 2013.03.15 |
문자질 (0) | 2013.03.14 |
조용~~~~~~ (0) | 2013.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