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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 이모저모

전화

by 가을 가동 2013. 6. 24.

 

 

 

 

 

 

 

 

 

무척 오랫만이다.

얼마 만일까.

한다 한다 하면서도 자꾸만 미루던 거다.

집 전화를 끊고 나선 괜히 손이 잘 전화로 가지 않는다.

사실 더 편해진거나 마찬 가지 인데도 말이다.

핸드폰이 훨 더 편하지 않은가 말이다.

근데 맘이 편치 않은걸.

벌써 5개월이 넘었다.

남자가 이리된지도.

아직 시어머니는 모르시고.

사실 전화를 하면 별일 없지 라고 늘 물으시는 물음에 별일 없어요라고 대답하는게 웬지 께림직 하다.

울엄마는 힘들지 하면 물으시고는 잘 이겨낼수 있을거라 늘 격려하시지만,

남자가 얼마나 힘들겠냐며 잘, 더 잘해주라고, 혹시 우울증 걸리면 어쩌냐며 늘 말씀하신다.

사실 이런 저런 말 듣는게, 아니 그런 걱정의 말을 듣는게, 그렇게 걱정을 끼치는게 너무나ㅏ 맘이 아파서 차라리 전화 하는걸 외면하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살면서 별 문제 같은거 잘 모르고 지냈던 나다.

아니 남들은 어떻게 날 봤을지는 몰라도 난 적어도 내 삶은 별 문제없이 지냈다 생각했다.

근데 이런 큰 문제가 벌어진거다.

아무일 없는듯이 평소처럼 살려고 애쓰지만 순간순간 날 힘들게하는 그 뭔가가 있다.

그래서 더 전화가 되지 않는듯 하다.

전화 넘어 힘들어 하는 나의 목소리를 엄마가 알아 챌까봐.

괜히 엄마 목소리 들으면 맘이 더 약해져서 눈물이 날때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별일 이 아닌데도 괜시리.

 

얼굴을 볼수도 없는데 목소리라도 들어야지 하면서도.

아부지는 이젠 청력이 많이 약해져서 아주 크게 말하지 않으면 잘 못들으신다.

보조기구를 사드렸는데 필요할때만 쓰신다 한다.

잘 못들으신다고 전화통화를 잘 안하시려 하시지만 엄마 말씀은 나한테 전화 왔냐고 자주 물으신단다.

그러면서도 통화 할땐 얼른 엄마를 바꿔주신다.

스카이프라도 자주 해야 할까보다.

이렇게 팔순이 한참 넘고도 넘으신 양반이 자식을 보고 싶어 하는 맘이 가득한데.

자식이면서 부모인 나는 참 그런걸 모르고 지내왔다.

이제 내 자식들이 떠나면 쬐끔 알게 되려나.

 

그냥 이곳 다 버리고 한국으로 돌아갈까나.

그러면 또 내자식들이 걸리지만.

그래도 내 자식들은 내 부모님들 보다 살 날이 더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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