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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 이모저모

첫 만남과 헤어짐

by 가을 가동 2014. 4. 2.

 

 

벌써 이년반 이상이 되었나?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들이 여친을 만난게 고4때.

prom 즈음 이었나.

아니 어쩜 그전부터 시작 이었기에 함꼐 프람에 간거였겠지.

지금 대학 이학년 마지막 학기니까.

얼마전 봄방학을 맞으면서 기숙사에서 집으로 일주일을 지내기 위해서 온 아들.

늘 하는일이 너무 많아 잠이 모자란 아들이다.

그중에 여친도 한몫 보태고 있는셈.

넘 피곤하게 바쁘게 지내지 말고 쉬라고 하면 웃으면서 여친을 좀 줄이면 된다면서 웃던 놈이다.

ㅎㅎㅎㅎ

잘 알면서 중독증처럼 안되는거.

근데 유독 얼굴이 창백한 아들녀석이었다.

감기 기운까지 겹친듯 보였다.

한마디 툭 한다.

엄마 나 여친하고 헤어졌어요.

하필이면 봄방학인데.

더이상 말하지 않는다.

할말이 없다.

사실 느낌이란게 쫌 있긴 했다.

종교문제로 서로 좀 힘들어한 모양이었다.

여자애는 무쟈게 심할정도로 독실한 크리스찬.

아들은 믿지만 오락가락.

늘 붙어 있던 아이들이었다.

주중에는 서로 바빠서 주말이나 되야 본다는 아이들인데.

주말이면 울집에서 늘 붙어 있던 애들인데.

맘이 넘 아프다.

아들의 아픔이 전해온다.

그냥 토닥여줄수밖에.

가슴을 만져줬다.

무슨 말을 하나.

맘이 아픈 나머지 몸도 아픈 아들이었다.

약을 챙겨줬다.

잠만 계속 잔다.

아침에도 12시가 다 되어야 일어난다.

계속 게임만 한다.

식욕도 떨어져 잘 먹지 않는다.

얼굴이 뇌랗게 뜬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아들은 다시 기숙사로 돌아갔다.

별 티를 내지 않는 아들이다.

아직도 셀폰의 창엔 둘이 찍은 사진이 여전히 떠 있다.

친구로 하기로 했단다.

아무에게도 헤어졌다고 말하지 말라며 내게만 말하던 아들.

어쩜 다시 이어갈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때문이었을까.

둘의 미래를 진지하게 얘기한다던 애들이었다.

참 고지식한 아이들인데.

걔는 어찌 지내고 있는지.

언젠가 셀폰 창에서 그애가 사라지는 날 아들은 새로운 여친을 만나려나.

아님 새로운 애를 만나면 그 사진이 없어지려나.

어떠냐 문자를 보낸다.

언제나 대답은 '전 괜찮아요' 다.

자기 컨트롤이 너무나 잘되는 아들이라 어쩔땐 더 걱정스럽다.

하지만 성숙의 한 단계.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

힘내라 사랑하는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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