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주일이다.
아침부터 뭔일 인지 한 인상하고 있다.
늦는 다고 빨랑 화장실에서 나오라 해서 인가.
예배보는 내내 사람울 불편하게 하더니.
예배를 일찍 마쳤다.
칸타타를 예배후에 한다고.
아니나 다를까 예배 마치자마자 가자고 혼자 일어서 나간다.
못된놈.
왜또 하필이면 칸타타를 끝에 해가지고.
다른 해에는 중간에 해서 볼 수 있었는데.
맘이 편치 않아 앉아 있을수가 없었다.
만날 이가 있어 잠시 얘기를 나누는데 사모님이 부활절 음식 나눠야 한다며 싸다 주셨다.
밖으로 나왔다.
차가 없었다.
간 모양이다.
어깨엔 가방, 손엔 성경, 다른손엔 사모님이 챙겨주신 음식을 비닐봉지에 들고 정장을 하고 모냥 빠지게 걷기 시작했다.
음식을 버려야 하나도 생각 했지만 그럴순 없었다.
바람이차게느껴진다.
맘이썰렁하고 생각이 많아 질땐 걷는다.
뭣땜에.
지으로 가려면 내 걸음으로 한 4시간걸릴라나?
좀 걷다가 맘이 진정되면 애들더러 데리러 오라 할까?
맘엔 온갖 생각들이 왔다갔다 한다.
나쁜자식.
한 30분 걸었나.
발가락이 아프다.
높은 구두탓에.
난 또 약간 평발이라 많이걷지 못한다..
발바닥에서 불이 나기 때문에.
문자가 들어 온다.
어디 잠깐 사러 들렷었다면서 지금 나오면 데리고 가고 아님. 여기서 문자는 끝났다.
필시 아니면 그냥 혼자 가겠다는 거겠지.
그냥 무시 하기로 했다.
근데 화가 났다.
걷다 말고는 서서 "나쁜자식 지금 걷고 있어" 라 보냈다.
전화와 문자가 동시에 다시 들어 온다.
귀찮았다.
그냥 말하고 싶지 않은 맘. 그건거다.
참고 받았다.
왜 전화질이냐면서.
어디냐 묻는다.
나 걷고 있으니까, 맘 다스리고 간다고 전화 끊자고 서러움이 몰려와서 더 이상 말할수 없었다.
눈물이 계속 나서 울면서 걸었다.
날이 좋다고 나와 다니는 사람들은 왜이리 많은지.
전화가 다시 온다.
어디냐며 제법 지가 더 큰소리다.
안나오는줄 알고, 칸타타 듣고 나오는줄 알고 뭐 사러 갔다가 다시 와도 없어서 문자 보냈단다.
뭣 땜에 화를 내냐는 내말에 남자는 요샌 다 짜증나고 화가 난다고.
혼자만 짜증나고 힘든거 아니라며 말했다.
겨우 겨우 이 상황을 잘 참고 있는데.
애들도 나도.
혼자만 더 힘들것 처럼 티를 낸다.
눈물이 더 난다.
참고 있던 속상함에 나를 서럽게 만든거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이렇게 자신의 독단으로 나를 힘들게 할 셈인지.
차를 탔다.
뒷자석에 앉았다.
옆자리에 앉는다는게 맘에 부담스러웠다.
맘이 너무 무거워서.
어찌 이해애야 할지 몰라서.
맘속으로 계속 울고 있다.
이 상황에 난자의 힘든 맘까지 돌아보고 싶지 않다.
지금은 그저 내맘이 더 힘든거다.
두달 반이 다 되어가도록 애써 애써 참고 있던 맘이 말이다.
목이 멘다.
가슴이 쪼이고 눈물은 계속 주책없이 흐른다.
애들에게 알러지때문이라고 변명하기엔 좀 과한 눈물이다.
그래서 시원하게 울지도 못한다.
이렇게 기쁜, 감사한 부활절을 꿀꿀하게 울면서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