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떄 아들을 데리러 나갔다왔다.
오는 길에 다운타운에서 술한잔 하고 있을 남자에게 열심히 전화를 했건만.
왜냐고?
당근 데려오려고.
직장의 후배들이다.
다들 이 남자에게서 뭔가를 뜯어 자기들 이익을 챙기려는 놈들이다.
억울한게 많은 이 남자.
아침에 신신당부를 했다. 그 놈덜 앞에서 절대로 취하지 말라고.
문자도 날렸다.
골백번 말해도 소용이 없지만 또 했다.
아들을 데리고 집에 도착하자 마자 전화가 울린다.
"허어니? 나좀 데리고 가용, 허니가 좋아하는 치킨 시켰거든요. 기다리고 있어요."
목소리가 커진 나였다. 벌써.
아들 데리고 지금 막 집에 들어왔는데 왜이리 전화를 받지 않았냐고.
"그래요? 그러며언 버스타고 갈께요."
목소리는 취해서 아리까리하고.
많이 취한거다.
아들이 자기가 가겠단다.
치킨을 들고 와서는 계속 먹으란다.
같은 말을 또하고 또하고.
할수 없이 계속 먹을수 밖에.
슬픈 얼굴에 깊이 패인 주름은 더 아래로 쳐져 보였다.
술을 계속 더 마시겠단다.
남자의 술버릇이다.
고약하게 술을 배워서 술이 술을 마셔도 모르고 마신다.
그만 마시라고 정말 화를 내고 일어났다.
다행히 남자는 된장찌게에 밥을 가져와 비벼 먹기 시작한다.
먹는 얼굴을 보고 있으려니 자꾸 더 슬퍼 보인다.
금세 울어버릴것 같은.
근데 정말 울고 있었다.
얼굴은 자꾸 아래로 아래로 내리 닫고.
흐르는 눈물은 어쩔길이 없다.
뭐라 할말이 없는나다.
"너무 창피하다" 면서.
자존심이 상한거겠지.
세상살이에, 나에게, 자신에게, 애들에게, 부모님에게, 모두에게.
너무 취해서 자면 좋겠는데.
늘 하던 버릇대로 음악을 크게 틀어 놓는다. 찬송을.
날 마구마구 불러 오라한다.
몇가지 찬송을 나더러 같이 불러 달라는것.
너무너무 좋아하는거라면서 내 손을 꼭잡고.
그는 하나님 믿는 "나" 같은 사람을 싫어하면서도 자신은 하나님을 예수님을 더 사랑하고 의지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교회일에 참여하는걸 싫어 한다.
나도 애들도 자신은 물론.
맨 정신에 이러면 좋을텐데.
그는 아직도 울고 있었다.
겨우 자리에 누워서는 '미안해 미안해"를 하다가 잠이 들었다.
잠을 설쳤다.
불쌍한 그를 어찌 할수 없어서.
'나의 삶에 이모저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란찜 (0) | 2013.02.22 |
---|---|
아이구 짜증나 (0) | 2013.02.21 |
정직해서 슬픈남자 (0) | 2013.02.16 |
돈 (0) | 2013.02.16 |
저녁은 라아며언이예요!!!! (0) | 2013.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