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티즈 두마리다.
암놈 숫놈.
암놈은 너어무 예민이고 숫놈은 미련둥이 곰같다.
암놈은 너무 영리하고 숫놈은 너무 둔하다.
암놈은 보호본능이 너무 강하고 숫놈은 아마 도둑이 들어와도 좋다 할 놈이다.
암놈은 일단 사람을 보면 반가워 하면서도 너무 짖어대고 경계하고,
숫놈은 그저 좋다고 헤헤헤거린다.
암놈은 친해지는데 너무 시간이 오래걸리고, 숫놈은 바로 친해진다.
암놈은 질투가 없으나, 숫놈은 질투의 화신이다.
암놈은 먹는데 욕심이 없고, 숫놈은 뭐든지 먹는다.
암놈은 숫놈의 눈꼽, 귀등을 핥아서 깨끗이 해주지만 숫놈은 무감각하다.
암놈은 겁이 없지만 숫놈은 겁이 많다.
털을 깍고 오면 숫놈은 한 일주일쯤 제 집에서 꼼짝도 않고 낑낑거린다.
먹을것도 다 가져다 달라며.
자신을 잠시 떼어 놓은것에 대한 반항이다.
암놈은 자기 말대로 안해주는듯 하면 소변을 카펫위에다 본다.
반항이다.
암놈은 소리가 나면 짖어대지만 숫놈은 뒤로 물러나면서 짖는다.
겁이 많아서다.
안을때도 네 다리가 사람몸에 다 닿지 않으면 겁나서 어쩔줄 모른다.
숫놈은 순둥인데 한가지 버릇이 있다.
발톱을 깨물어서 아주 아주 뾰족하게 하는거다.
내 다리에 상처가 날 정도로.
자르면 또, 자르면 또.
스스로 보호하려는건가보다.
근데 암놈은 어려서부터 귀앓이를 가끔한다.
첨에 정말 심했다.
씻길려고 욕조에 데리고 들어갔는데 비영을 질러 보니 귀속이 말이 아니었다.
그 후론 자주 살펴보는데 얼마전 귀가 또 약간 이상한것.
병원에 다녀오니 역시 염증.
일찍 발견해서 다행이다.
암놈은 침대 밑이 자신의 편안한 장소이다.
또 피해서 도망도 가는 곳이기도 하다.
얘들이 있어 풍성하다.
언제나 졸졸 따라다니는 얘들이 있어서.
화장실까지도 쫒아들어오는 얘들.
생각만해도 웃음이 지어지는.
사랑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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