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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 이모저모

우산

by 가을 가동 2013. 11. 21.

 

 

오전부터 내리는 비다.

제법 창에 부딪치는 소리가 난다.

혹 싸락눈이?

얼른 창가로 다가선다.

에이, 아니잖아.

눈이 오면, 싸락눈이 내리면 길이 미끄럽고 치우는게 귀찮으면서도.

맘 한구석은 그래도 눈이란게 내려주길 은근 바라나보다.

우산을 들고 꼬멩이를 맞으러 나갔다.

큰 골프우산으로 둘이 되겠지 하면서.

비내리는 밖은 바람까지 불어 더 서늘하게 만들었다.

간식을 서둘러 먹고 영어 선생님이 오길 기다리는 동안.

까똑 하고 날아들었다.

우산을 잊고 갔다면서 꼬멩이가 우산을 들고 버스정거장까지 나오게 하라는.

딱잘라 영어 선생 온다고 안된다는 까똑을 보내고.

선생이 오고 꼬맹이 엄마가 까똑을 보내고.

정신없는사이 버스가 도착할 시간이 되고.

아까그 골프 우산을 들고 작은 우산으로 나를 받치고 나갔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건만 왜이리 추운지.

어라. 버스가 도착하는게 보인다.

뛰기 싫어하는 나지만 겨울비라 할수 없이 뛰고.

남자는 길을 건너 어슬렁 어슬렁.

우산을 주는 내게 "왜 두갤 가지고 나왔어? 하나로 같이 쓰면 되지"

집으로 올라오는 아주 짧은 길였다.

울집 뒷마당에 참나무가 보인다.

남자는 "나무에 잎이 딱 한개네. 마지막 잎새다"

무심한 나는 지나치려다 뒤로 돌아본다.

정말 하나다.

이 겨울비가 지나면, 낼 아침이면 언제 떨어졌을지도 모르는 그 하나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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