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에 가고 나서부터 주말에 연속으로 와도 좀처럼 자고 가지 않던 아이다.
그만큼 바쁘고 할일이 많아 늘 얼굴이 피곤해보이는 아이다.
담주가 추수감사절.
기숙사에서 식사를 금욜저녁부터 주지 않았단다.
토욜 아침을 쫄쫄 굶고 연구실에 나가 일을 마치고 그 후에야 내가 아들을 데리고 오는 차안에서 그런 야길 한다.
사내놈이라 그런가.
오늘부터 집에서 자겠다고 말한다.
머리속으로 뭐를 해서 먹여야 좋을까 벌써 식단이 그려진다.
몇개월만에 함께 밤낮을 보내게 되는 셈이다.
당근 옆에 붙어 잠들지는 않아도 말이다.
남자는 벌써 샘을 내는 눈치이다.
헐.
오랫만에 아들이 좋아하는 오댕국을 약간 매콤한 맛으로 끓이고.
정신없이 점심을 먹자마자 렛슨을 간다.
친구들과 운동을 하고 온다며 바로 나간다.
저녁은 집에와서 먹을거라 한다.
그동안 기숙사에사 먹은 똑깥은 음식들이 질린단다.
친구들과 오랫만에 노는거라 늦는다.
족발을 함께 먹으려 준비했는데.
서운하지 않다.
친구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있을거라 생각하니 맘이 좋다.
남자는 저녁을 먹으면서 언제오냐 문자를 날린다.
엄마가 같이 먹으려 준비해놨는데 늦게 오고 어쩌고 저쩌고....
사실 나보다 남자의 맘이 그런듯하다.
함께 하고 싶은 맘.
늦게 들어온 아들과 식탁에서 이런저런 얘기.
다 먹고선 침대 한쪽 끝에 눕는 아들이다.
같이 비디오 보자면서.
미국 코미디 영상이다.
흑인 남자 둘의 코미디다.
깔깔거리면서 웃다가 보니 피곤하다.
들고 있는 셀폰이 툭 하고 떨어진다.
몇개 더보고 웃다 조는 날 보고 그만 보자는 아들이다.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아들이다.
안스러워 그냥 깨우지 말라고 남자에게 말하고.
남자는 깨우고 싶어 안달인 눈치.
12:30정도가 되어 일어난 아들. 아니 깨웠다.
떡복기 먹으라고.
연구실에 또 가야 한다기에.
그냥 자게 두고 싶었다.
편하게 푹 쉬라고.
그냥 좋은 날들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