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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 이모저모

피아노

by 가을 가동 2013. 5. 31.

 

얼마만에 앉은 건지 모르겠다.

36년이 넘게 쳐온 피아노를 이곳에 이사온 후론 별로 손대지 않았었다.

부활의 "생각이나" 가 맘에 꼭 꽂히 면서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았다.

내가 이곳까지 가져온 구닥다리 나의 피아노는 나보다 나이가 조금 적을 뿐이다.

그러니 우리애덜 보다도 나이가 더 많고 남자보다도 더 많이 나와 함께 지낸거다.

아빠의 두번째 피아노 선물이었다.

아마 한국에서는 더이상 이 피아노를 만들어 내지 않는 골동품이다.

영창의 맑은 소리와 일본 피아노의 약간의 깊은 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나는 그런 피아노다.

그 소리가 좋아 아직도 이사다닐 때 끌고 다닌다.

내가 5세부터 아빠가 직접 피아노를 가르쳐 주셨다.

무쟈게 맞고 혼나고.

참 무섭게 배웠다.

난 그게 싫어 참 많이도 도망 다녔었다.

대학에 간 후에 참 많이 감사했다.

그래도 그렇게 해주신 덕에 많은 돈벌이도 되었었다.

한가지 아쉬운건 아빠가 좀더 음악을 사랑할줄 아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면 더말 할수 없이 좋았을거란 생각이다.

기술적인건 배우면 거의다 한다.

하지만 정말 음악을 아끼고 사랑할줄 아는 법을 가르쳐 주셨더라면 난 음악을 피해 도망다니지 않았을거다.

그래도 감사한다.

이렇게 생각 날때 악보를 보고 그냥 칠수 있음을.

음악속에 잠시라도 날 묻을수 있음을.

 

갑자기 오랜 엣 추억이 떠올라서.

피아노 앞에 앉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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