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후 두달이다.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사람도 못알아보고,
사물을 눈으로 따라가지도 못하고,
오른쪽은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멍한 눈으로 촛점없이 있고,
아무 반응도 없이 많은 시간을 잠으로 메웠다......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황당한 표정들에서.
다시 천진한 아이같이 웃고,
쎄쎄쎄를 하면서 애처럼 좋아하고,
글을 다시 읽고,
오른손과 발을 다시 움직이며,
혼자 밥먹는 연습을 하고,
울퉁짝 불퉁짝 박수를 외우고,
기도를 하고,
찬송을 기억해서 하고,
펜을 잡고 서툴지만 다시 글쓰는 연습을 하고,
숫자를 쓰고,
시계를 보며,
퍼즐 일곱조각을 맞추고,
컵쌓기, 과일 짝맞추기를 하고,
걷는 연습을 하고.....
아직도 할게 태산이다.
말도 원치 않는 말이 나와 우릴 웃기고,
여전히 천연덕 스럽게 '몰라'하고,
머리를 갸우뚱 갸우뚱,
사람 이름도 엉뚱한 이름이 나오고,
어떨땐 반찬도 손으로 집고.......
감사다.
감사.
몸도 얼마나 가벼운지.
정신도 얼마나 맑은지.
웃음도 더 맑게 되찾았고.
눈도 얼마나 맑고 또랑해졌는지.
전체적으로 다 좋아진 정도가 아니다.
말로 표현할수 없는 감격이다.
동생과 번갈아가며 엄마의 간병을 한게 두달이 넘었다.
다른 사람에게 맡길수 없었다.
확실히 차도가 많았다.
회복이 빠르다.
눈물이 났다.
혼자 선 모습에,
혼자 숟가락질을 하는 모습에,
혼자 일어서려 애쓰는 모습에,
변기에서 변을 본다는거에.......
감사다.
감사.
한국에 들어온지 벌써 두달이다.
90일을 넘기기전에 출국 해야 하는데 엄마가 그때까지 회복해서 퇴원 하시리라 믿는다.
또 그래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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