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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 이모저모

꼬마김밥

by 가을 가동 2013. 5. 14.

 

 

 

 

 

 

 

 

 

 

 

달라스에 도착했다고 카톡이 날아들었다.

전화를 했었나본데 내가 못받았다.

녹음이 되어있었다.

지금 세관 통과하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짐이 많냐고 물었다.

허걱!

이민백 두개하고 남자가 갈때 가져갔던 작은 가방이란다.

아이고 울 오마니가 뭘 또 엄청시럽게 사신 모양이다.

가방을 또 사셨나 싶었다.

가방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든다.

울 집에도 이민가방이 얼마나 많은지.

이민 가방들이 역사가 깊다. 울 오라뽕이 쓰던거, 울 동상이 쓰던거.

이젠 내가 필요할떄마다 꺼내쓴다.

 

갑자기 가게된 한국이라 비행기 시간이 영 좋질 않다.

달라스에서 거의 5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런데 연착 되어서 거기자다 한시간 쫌 넘게 더 보탰다.

울 강아지들을 데리고 함께 나갔다.

아빠다 란 소리에 두리번두리번.

차에 오르니 반가워서 난리다.

진짜 커다란 이민백이 두개다.

가까이 보니 낯익은거다.

오래된 옛날것.

옥상 창고에 넣어둔것을 꺼내신 모양이다.

울 오마니 답게 찾기 편하라고 노란색 끈으로 가방 손잡이를 묶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가방을 열어보니 라면이 거의 다 다.

아이스 박스 안엔 파리바께트 빵들과 꼬마 김밥이 잔뜩 들어 있었다.

정리를 하면서 연신 꼬마 김밥을 주워 먹었다.

 

아들래미는 지 여자친구 애가 오늘 prom(무도회)이라 거기에 갔고 딸래민 사진 찍어주러 간다고 겨우 몇개 먹고는 나갔다.

여자애는 고딩 졸업반이다.

졸업반 무도회라 함께 한것.

그러보 보니 작년 아들 무도회 때도 둘이 갔었다.

 

라면도 종류가 가지가지, 둥지 냉면까지.

미역에 짠지에, 다시마에, 황태까지.

돈도 무쟈게 많이 들었겠다 싶다.

먹는 우리야 좋고 감사하지만.

오징어 채, 쥐포, 커피 믹스 이런건 남자가 사왔다.

두개사면 한개 공짜로 준다해서 사왔단다.

자랑스럽게 말한다.

정작 사오라던 인삼은 까맣게 잊었단다.

 

도착했다고 어머님과 엄마에게 전화드렸다.

엄만 라면하구 먹을건 전부다 동상이 인터넷으로 샀다고 한다.

돈이 많이 들었을텐데.

잘 먹겠다고, 고맙다고 말했다.

 

정말 잘 먹었다.

정신없이 정신을 놓고 먹다보니 배가 불러도 계속 먹어댔다.

그리고 그런 파는 김밥이 얼마나 짜던가.

짠음식이 쥐약인 내겐 더우기.

소화제 먹고 활명수 먹고 속이 울렁거리고 배가 아프고......

밤새 속이 쓰렸다.

그놈의 깨들 땜에.

김밥이든 유부초밥이든 깨를 넣으걸 먹으면 속이 직방 쓰리는데 웬놈의 깨가 그리 많이 있던지.

아이고 미쳤지.

미련 곰탱이.

퉁퉁 부었다.

영락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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