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분주했다.
"배고프지요?
라뽁기해줄께요.
딸래미는 알바 간다고, 생각 없다고 안 먹는데여.
허기사 점심을 3시쯤 먹었으니 생각이 없기도 하겠지요.
아들은 지 여자친구 집에서 먹고 온다나.
먹을 줄 알고 많이 했는데.
학교에서 오자마자 자전거 타고 여자친구 집에 갔어요."
내가 들어서니 마구마구 말들을 쏟아 놓는 남자다.
"그냥 라뽁기를 하려 했는데 떡을 좀 넣었어요.
라면 사리 넣어줄까요? 몇개 넣을 까요?"
옷을 갈아 입고 나오니 헉,
라뽁기가 아닌 그냥 떡볶기에 라면 사리 수준이다.
양도 얼마나 많은지.
그안엔 어묵, 빠질수 없는 남자의 쏘세지, 그리고 야배추 썰은게 들어 있었다.
얼마나 짜던지.
사실 난 떡볶기를 좋아하지 않는데.
남자의 기호 식품이지 난 아닌데.
주로 오뎅하고 라면만 건져 먹고는 남자의 성의를 생각해서 떡도 좀 먹었다.
남자는 라면을 먹으라면서, 따뜻할때, 불기전에 먹으라면서 자꾸 건져놓는다.
남자는 실직이후 저녁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나보다.
정말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빨래도 안해도 되는데.
나야 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맘 한편이 짠하고 불편하다.
생각보다 매웠다.
그래서 속이 또 쓰리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