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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 이모저모

왕수다

by 가을 가동 2013. 5. 8.

 

 

예배를 마치고 나니 한분이 나를 잡는다.

왜 혼자냐고.

잠시 한국에 들어갔다 말하니 커피한잔 하자 하신다.

그러다 결국 친교 점심식사까지 하게 되었다.

그동안 말도 잠시 할 새도 없이 예배만 끝나면 나가버리는 남자덕에 인사만 겨우 할 뿐이었다.

다들 무쟈게 반가운 얼굴이다.

우선 딸램에게 문자를 날렸다.

늦으니까 먼저 점심 먹으라고.

엄만 왕수다 떨고 간다고.

다들 모여 앉아 그 시끄러운 가운데 잘도 얘기하면서 즐겁게 식사한다.

커피는 교회안 한곳에서 젊은 엄마들이 판다고 거기서 마시자고 한다.

할수 없었다.

애들 어른 할것 없이 정신 없는 그곳에서,

모든게 다 오픈 되어있는 그곳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는 물건너 갔고 그저 서로 그냥 저냥 얘기 하게 된거다.

둘이서 아주 잠시 얘기를 시작했는데 여러분들이 계속 와서 앉는 바람에 진짜 하고 싶은 얘기는 하지 못한 셈이되었다.

얼마나 오랫만의 수다 인지 모른다.

보느 사람마다 인사를 한다.

"오늘은 오래계시네요"

다들 한결같이 인사가 그렇다.

"남자가 없어서요"

역시 한결같은 나의 대답이다.

아직 교회에서 남편의 상황을 아는 사람은 목사님외에 두분이 더 계실 뿐이다.

사모님은 전화하자면서 눈짓을 하신다.

또 모른다.

어쩌만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도 모른척하는건지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엔 언제나 말이란게 돌고 도는 거니까.

내 귀에 가장 늦게 내 얘기가 들려오는게 정석이니 말이다.

한 두시간은 넘게 이런저런 사는 얘기들을 했다.

미국 남편을 두고 있는 아줌마.

있던중 연세가 젤 높으신 분이셨다.

가까이서 얘기 해보긴 첨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과 모여 있으면 다 같이 얘기하는게 아니라 또 나눠져서 둘 아니면 셌이 얘기하게 되기 때문에 회의가 아닌이상, 잔치가 아닌이상 그렇게 끼어있는걸 별 달가워하지 않는 나다.

그렇지만 예외.

한국 말로 순수한 한국 인들과 웃고 떠든 다는것만해도 어딘가.

간만에 참으로 즐거운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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